Thursday, April 10, 2008

Biblical Archaeology


-펜실베니아가 본의 아니게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확정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면서 요즘은 매일 같이 라디오며 텔레비젼에 오바마와 힐러리 광고가 방송되고 있다. 오늘은 힐러리의 딸 첼시 클린턴이 캠퍼스를 방문해 연설을 한다고 한다. 학교 잔디밭에서 한다고 하니 조금 있다가 집에 가는 길에 슬쩍 봐야지. 사진은 힐러리의 어린 시절 가족 사진. 활짝 웃고 있는 여자 아이가 힐러리. 사진 속의 남동생과 아버지 모두 펜스테이트 졸업생이란다. 어린 시절의 일부를 펜실베니아에서 보냈다는 힐러리. 오바마가 아무래도 대통령 후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는 하지만 펜실베니아 사람들이 힐러리에게 얼만큼의 지지를 보내줄 지 궁금하다.

-지난 주말에 우리 랩 포닥인 홀리의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에 다녀왔다. 요즘은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파티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 가 봤다. 결혼을 앞둔 신부의 여자 친구들이 신부와 먹고 놀며 결혼을 축하해주는 자리인 브라이덜 샤워. 결혼 선물 외에 브라이덜 샤워 선물도 사 가는 게 관례라고 한다. 포도주와 스낵을 곁들이면서 선물을 하나씩 풀어보고 함께 웃고 떠드느라 몇 시간이 흘렀다. 제일 웃긴 선물은 바로 속옷. 속옷 자체로는 웃길 게 없지만 친구들이 속옷 엉덩이 부분에다가 홀리 남편될 케빈의 사진을 집어 넣은 것! 다같이 친한 친구들이어서 그동안 찍어둔 사진 중에서 웃긴 것들로 골라 자그마치 일곱 장의 속옷에 모두 케빈의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선물 다 풀어보고 애비(우리 말로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좀 이상한데, Abby가 Abby의 이름이니...애비라고 하는 수 밖에!)가 준비한 저녁을 먹었다. 저민 생강을 곁들인 햄구이, 감자 샐러드, 샐러드 그리고 아스파라거스. 후식으로는 정말 맛있는 라스베리 파이가 나왔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하니 여자 15명이 모인 자리는 어떠했겠는가. 다들 목청이 터져라 떠드는 바람에 집에 돌아와서도 귀가 윙윙거렸다. 오랜 만에 마음껏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번 주 내내 뼈다귀 랩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번 주의 과제는 염소와 양의 뼈다귀를 구분하는 것이다. 염소와 양이 비록 겉모습은 다르지만 그 뼈다귀의 구조가 놀랍게도 똑같다. 그래서 고고학 유적에서 출토되는 염소와 양은 구별이 참으로 힘들다. 하지만 안 되면 될 때까지 해 보는 것이 학자들 아니던가. 지난 100년 간 여러 명의 학자들이 이 문제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허나 염소와 양은 여전히 골치거리이다.


염소와 양이 널리 퍼져 있던 이스라엘 지역에서는 특히 염소와 양을 구별해 내는 것이 중요할 때가 많다. 이번 학기 프로젝트로 분석하고 있는 뼈다귀는 이스라엘의 텔 단(Tel Dan. Tel은 많은 지명이 붙여지는 단어로 언덕을 의미한다)이라는 곳의 신전에서 발견된 것들로 기원전 8세기 경에 제단에서 제물로 바쳐진 동물 뼈다귀들이다. 이스라엘 고고학은 성경이라는 문서가 뒷받침해 주기 때문에 분석하는 게 재미나다. 텔단 유적은 성경 여러 곳에 다음과 같이 언급이 된다.

창세기 14장 14절.
아브람은 자기 조카가 포로로 잡혀 갔다는 소식을 듣자 자기 집에서 낳아 훈련받은 사람 318명을 거느리고 까지 쫓아갔습니다.

여호수아 19장 47절.
"그런데 단 자손의 경계는 더욱 확장되었으니 이는 단 자손이 올라가서 레셈과 싸워 그것을 점령하여 칼날로 치고 그것을 차지하여 거기 거주하였음이라 그들의 조상 단의 이름을 따라서 레셈을 이라 하였더라"

그 중에 제일 유명한 구절은 바로 금송아지 부분이다.

열왕기상 12장 26-33절.
"여로보암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나라가 이제 다윗의 집으로 돌아갈 것 같다. 이 백성들이 예루살렘 여호와의 성전에 제사를 드리러 올라가면 이 백성들의 마음이 그들의 주인 유다의 왕 르호보암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나를 죽이고 유다 왕 르호보암에게 돌아갈 게 분명하다.’

그리하여 여로보암 왕은 조언을 구한 뒤에 금송아지 두 개를 만들고 백성들에게 말했습니다.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것이 너희에게 큰일이다. 이스라엘아, 여기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너희 신들이 있다.” 그리고는 금송아지 하나는 벧엘에 두고 다른 하나는 에 두었습니다. 이 일은 죄가 됐습니다. 백성들은 멀리 에까지 가서 그 금송아지를 경배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텔단 유적에서 금송아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다윗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돌에 새겨진 문서가 나왔고 이번 학기에 우리가 분석하고 있는 동물 뼈다귀들이 수천 개가 출토되었다. 이 유적에서는 특히 양이 많이 발견되었는데 양의 뼈다귀들의 상당수에 당시 제사장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칼자국이 나 있다. 양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도살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자국들이다. 구약성경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역사 문서이니 성경에 나오는 지명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인 게 당연하고 거기서 동물을 제물로 바쳤으니 동물 뼈다귀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데 그래도 웬지 신기하고 재미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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