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November 28, 2007

Thanksgiving 2007

미국인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없으면 심심해서 못 살 것이라더니 정말이지 싶습니다. 이 큰 나라가 들썩거리는 기분이 드니 말이지요. 한동안 박사 논문 준비를 위해서 미친듯이 닥치는대로 이것저것 읽어대느라 거북목 증후군이 생겼다고 야단법석을 떨던 J양은 땡스기빙 휴일을 맞이하여 그동안 놀지 못한 것을 한꺼번에 놀겠다고 작정이라도 한 듯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덕에 거북목 증후군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학기말 모드로 전환하려니 갑자기 적응이 안 된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즐거운 한 때를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합니다.





-북경에 있을 때 같은 연구소에 있던 일본인 부부가 있었습니다. 일본어라고는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밖에 모르는 J양과 영어가 서툰 나오와 히로꼬. 이들은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냥 하하호호 하며 중국에 사는 비애(?)를 나누곤 했더랬지요. 나오와 히로꼬가 미국에 학회가 있어서 온다길래 오는 김에 뉴욕도 들러서 함께 놀자고 했더니 정말 왔습니다! 그들은 일본인다운 꼼꼼함으로 뉴욕에서 무얼하고 놀아야 하는지 아주 자세히 조사를 해서 왔더군요. 그 덕에 J양은 맨하튼을 꼼꼼히 누비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고 합니다. 어떤 가게에 들어가서 히로꼬와 거울샷!

-나의 학부시절.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 M양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허전했을까요. 그 M양은 또 H양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었더랬지요. 신기하게도 2007년에 J양은 펜실베니아로 M양은 뉴저지로 H양은 매사추세츠로 이사를 했답니다. 땡스기빙 휴일을 맞이하여 J양과 M양은 차를 몰고 H양을 만나러 하버드 대학으로 향했습니다. 현대 미술사학 박사과정에 당당히 입학한 우리의 자랑스런 H양을 만나러 말이지요. 언제나 유쾌한 H양은 여전히 유쾌했고 그녀 덕분에 하버드 기숙사에서 며칠을 묵어보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셋이 만났는데 술 한 잔 안 할 수 없지요. 근처 맥주집에 가서 닭튀김과 오징어튀김을 곁들여 홀짝홀짝.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다들 얼굴색이 이상하네요.


기숙사에서는 무얼 하고 놀았느냐. 매트리스 한 개는 손님용으로 빌려주는데 두 개는 안 빌려준다고 한답니다. 그리하여 J양은 그녀의 거위털 침낭을 가지고 갔지요. "이 침낭으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야, 킬리만자로 정상에 다녀왔다네" 하고 잘난 척을 하는 J양. 침낭에서 자 본 적 없다는 나머지 두 명의 그녀는 번갈아 가며 이렇게 침낭 속에 들어가는 놀이를 하였습니다. 말똥만 굴러가도 웃는다는 10대 소녀도 아니면서 뭐가 이렇게 재밌고 좋았을까요.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더니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수다를 마감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 원없이 먹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사진 올렸다고 M양에게 비난을 받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어인 일인지 구글에 답글 남기기가 안 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다행히도 그녀 역시 그 중 하나랍니다!)



-땡스기빙 당일날에는 보스턴에 사는 미국 친구 쎄라의 초대를 받아 그녀의 남동생의 장모님 집에 갔습니다. J양은 참 오지랍도 넓지요. 맛나는 그레이비 소스를 뿌린 터키와 매시 포테이토, 크렌베리 소스, 새싹 양배추(?), 애플파이 등등. 쎄라와는 2000년에 온두라스의 마야 유적에서 함께 땅을 파던 사이인데요, 그 이후에 보스턴에서 만난 것만 벌써 이번이 네 번째네요. 진짜 마음이 통하는 좋은 친구입니다. 그녀와 그녀의 인도 남편 그리고 눈이 엄청나게 큰 그녀의 아들 제이. 행복해 보이는 친구가 보기 좋았습니다. 사진 속 인물은 쎄라의 남동생 부부와 집 주인인 장모님.


-땡스기빙 휴일에 또 한 가지 일을 하였으니 바로 우리 랩 동기인 안야(Ania)와 맨하튼을 누볐다는 것이지요. 뉴저지에 있는 M양까지 함께 셋이서 친구의 친구 뭐 이런 사이로 만나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도 가고 미술관도 가고 이곳에서 인기 많은 유태인 음식점 가서 신기한 것들도 먹어보고 등등.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을 하다가 특이한 벤치를 발견해 찍은 사진입니다. 나무 울타리의 일부가 벤치더라고요.


*이렇게 하여 땡스기빙이 지나가고 이제 미국은 크리스마스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학교는 기말고사를 향해가고 있고 J양은 또 다시 할 일 산더미에 묻혀서 지난 일주일 여 열심히 논 값을 제대로 치르고 있다고 합니다. 츠나미 같은 3주가 지나가면 크리스마스입니다! 그 때를 기약하며 다시 한 번 화이팅!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2007년 11월.

7 comments:

Anonymous said...

글을 읽는 제가 다 신나네요.
좋은 친구들이 주변에 있어서 든든하겠어요.
^^

학기말 준비 잘 하세요~

Anonymous said...

몰랐지! 나 답글 달 수 있다! 미쳤어!!!!
저런 웃기지도 않는 사진을 올린단 말이지.
내가 조만간 나의 싸이 홈피에 복수할테야.

Anonymous said...

언니의 홈페이지 제목을 보니,
의류 브랜드, 'ANTHROPOLOGIE'의 짝퉁같다는 생각이 드네 :p

Jeeyoung Peck said...

주현아 즐겁게 놀았네 정말 화끈도 하다.
난 미적미적 집에서 뒹굴뒹굴 했다.
이제 나이가 들었나봐. ㅎㅎㅎ암튼 재밋었겠다~~맨하탄에서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다는 ㅠㅠ

hedgehog said...

*언니~좋은 친구들이 있어 행복해요! 싱가폴에서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더 멋진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M양-허걱. 어떻게 답글을 달았지? 윽. 난 저 사진이 넘 웃겨서 한참 웃었는데, 넌 안 웃겨? ㅎㅎ 얼마나 귀엽냐~나 Anthropologie 좋아해..다만 좀 비싸서 선뜻 사 입게 되질 않는다는 사실.

*지영 언니-사랑하는 남편과 미적미적 재미나게 놀았겠지요!! =)

Anonymous said...

와...여러 친구분들하고 재밌게 노셨네요. 저는 좁고 얕은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있어서...-0-

hedgehog said...

*캐나다 날씨도 많이 추워졌지요? 여기도 얼마 전부터 눈이 펄펄 오기 시작했어요. 지원하신 학교에서 좋은 소식 있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