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8, 2008

Coupon & Sale



-미국 와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쿠폰과 세일의 문화였다. 한국에도 물론 쿠폰이 있고 깜짝세일이 있지만 미국만큼 그 빈도가 잦지도 않고 파격 세일이 많지도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얼 하나 사려고 해도 일단 인터넷에서 쿠폰을 뒤지기 시작하는 버릇이 생겼다. 마치 쿠폰을 찾아내지 못하면 괜히 돈 더 주고 산 것 같은 억울함까지 드니 미국은 진정한 쿠폰의 나라이다.

*지난 여름에 엄마 아빠가 미국에 오셨을 때의 일이다. 마침 작년이 엄마 아빠의 결혼 30주년이었기에 동생과 나는 돈을 모아 괜찮은 트렁크를 선물해 드리기로 했다. 가게에 가서 트렁크를 고른 후에 내가 돈을 냈는데 돈을 내면서 "부모님께 결혼 30주년 선물 사 드리는 거에요"라고 말했더니 그 점원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착한 딸이네요" 하더니 보너스라면서 10퍼센트를 할인해 주었다. 이게 웬 떡인가! 그 날 나는 학교로 돌아가고 엄마 아빠 두 분이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셨는데 가방 점원에게서 힌트를 얻은 우리 아빠. 백화점 직원에게 할인쿠폰 같은 거 없냐고 물으셨단다. 그 덕분에 며칠동안 모든 물건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여행객 쿠폰을 받아 그렇잖아도 즐거운 쇼핑을 더더욱 즐거운 쇼핑으로 만드셨다.

*며칠 전에 일회용 콘택트 렌즈를 주문했다. 30개 들어있는 한 박스를 인터넷을 통해 싸게 사면 하나에 18불 정도 주면 된다. 그런데 안과에서 자기네를 통해 주문하면 무슨 특별할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귀가 솔깃해졌다. 한 박스에 원래는 21불인데 그걸 6 박스 이상 사면 25퍼센트를 일단 할인해 주고 그 다음에 특별 어쩌구 저쩌구로 55불을 그 자리에서 깎아준 다음에 또 특별 어쩌구 저쩌구 기간이어서 할인을 더 해 준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1년치 24박스를 샀는데 인터넷으로 사면 432불을 줬을 것을 쿠폰에 할인을 더해 248불에 샀다! 결국 한 박스에 10불 정도 준 셈이니 이런 파격 할인이 또 어디 있을까.

*가끔씩 인터넷 쇼핑으로 옷을 사곤 한다. 내 사랑 제이크루닷컴에 들어가서 세일 코너를 돌아보다가 파격 세일 블라우스를 발견했다. 색도 예쁘고 디자인도 괜찮아서 장바구니에 담아주고 빨간 색 티셔츠도 맘에 드는 게 있어서 그것도 하나 더했다. 그랬더니 배송비가 8불 정도 붙었다. 혹시나 해서 구글에 가서 '제이크루 쿠폰'을 검색했더니 무료 배송 쿠폰이 있었다. 그 쿠폰에 나와 있는 번호를 넣었더니 바로 8불이 0불로 바뀌었다. 결국 배송비 무료!

*예전에 엔진오일을 갈기 위해 펩보이즈에 갔다. 차 상태를 총점검하기 위해 이것저것 해 달라고 하면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차 상태를 점검해 주는 패키지가 비싸네요. 혹시 이 패키지 사면 쿠폰이나 이런 거 안 주나요?" 그랬더니 이 직원이 "오케이! 다음에 오면 엔진 오일 공짜로 갈아주는 쿠폰 줄게요." 물어보는 그 순간은 늘 스스로 좀 구질구질하고 치사하게 느껴지지만 이렇게 필요한 쿠폰을 받으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물어봐서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건강을 위해 특별한 것을 챙기지는 않지만 종합 비타민은 그래도 꾸준히 먹고 있다. GNC에 비타민을 사러 갔는데 얼마를 내면 일년동안 골드회원이 되어서 모든 물건을 20퍼센트 할인해 준다고 했다. 계산을 해보니 그날 당장 회원가입비를 내도 그보다 더 큰 금액을 할인 받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회원 가입을 했다. 그날 GNC에 가기 전에도 혹시나 해서 구글에서 'GNC 쿠폰'을 검색해서 5불 할인 쿠폰을 받아둔 상태였다. 그리하여 또 파격가로 비타민 구입!

*세일은 또 어떤가. 얼마 전에 우리 동네 하나뿐인 쇼핑몰에 있는 메이시스에 갔더니 구두 파격세일이 진행 중이었다. 몇 달 전에 보았던 예쁜 구두들이 있었는데 80불짜리가 19불 99가 되어 있었다. 이게 또 웬 땡인가. 아싸리! 난생 처음 빨간 구두도 한 켤레 사고 편한 단화 한 켤레도 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얼 사러 가든지 간에 쿠폰을 일단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쿠폰을 가지고 가서 할인을 받으면 기분이 참 좋다. 하지만 때로는 이게 귀찮기도 하고 쿠폰 없이 물건을 사려면 꼭 바가지를 쓴 것 같은 기분마저 들 때가 있다. 그래도 쿠폰을 잘 찾으면 꽤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검색하고 볼 일이다. 나는 아직까지 "양파 2개 값으로 양파 3개 사세요" 이런 식료품 쿠폰은 잘 활용하지 못하는 편이다. 혼자 살다보니 양파 2개도 3개도 필요가 없을 뿐더러 식재료를 워낙 조금 사다 보니까 어딜 가서 사든지 가격차이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미국은 쿠폰의 나라이고 세일의 나라이다 보니 좋든 싫든 앞으로도 이곳에 사는 한 열심히 뒤지고 오리고 모으는 인생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