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10, 2008

Feb.10, 2008

-어쩐지 수상했다. 어젯밤에 바람 소리가 너무도 커서 잠을 계속 깨우는 바람에 급기야는 귀 속에다 집어 넣는 귀마개로 귀를 틀어막고서야 다시 잠이 들 수 있었다. 이 동네로 이사 오고 나서는 우박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깨고 바람 소리에 잠을 깨고.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오늘은 최악의 날씨다. 어제 비록 눈이 왔지만 아침에 햇살이 쨍하길래 일요일이지만 학교에 나왔다. 내 책상은 창문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바깥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잠시 뒤돌아보니 창밖의 나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눈보라란 이런 것이군. 게다가 바람은 또 얼마나 부는지. 아무래도 학교는 방음이 집보다 잘 되나보다. 바깥에 시속 40킬로미터가 넘는 강풍이 불고 있다니 조금 후에 집에 바람을 타고 날아가야겠다. 바람 때문에 체감기온이 영하 20도가 넘게 내려간단다. 인터넷에 들어가보니 오늘 밤에는 최고 시속 87킬로미터의 강풍이 불 예정이라면서 "severe weather alert"이라고 깜빡깜빡 난리가 났다. 아무래도 오늘 밤도 귀마개를 하고 자야겠다.

-아침에 엄마가 전화를 하셔서 남대문이 불에 활활 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내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에 완전 무지하게 살고 있음을 감안해 엄마가 생중계를 해 준 것이다. 소식을 듣고 인터넷에 가서 생중계를 보니 참말로 마음이 안 좋았다. 저렇게 오래된 건물이 순식간에 허무하게 그냥 휙 없어지고 있었다. 국보 1호가 허망하게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새삼 불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느꼈다. 옆으로 새는 이야기지만, 미국은 특히 우리 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집들이 나무로 지어졌다는 사실이 떠오르면서 불조심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는 눈보라가 펑펑. 저곳에서는 불길이 활활.

4 comments:

Anonymous said...

남대문 소식은 정말 안타깝죠...
거기가 그렇게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군요. 집엔 잘 들어가셨나 모르겠네요.
운전 조심해서 다니세요.


이래저래 어수선한 연초네요...

Anonymous said...

동부에 눈폭풍이 왔나 보네요. 토론토도 영하 20도 정도 되는 것 같고... 이럴 때 한국으로 돌아와있다는 사실이 매우 행복합니다.^^ 추운 날씨가 단점도 많지만 대신 어디 나가서 놀지 않고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거예요.--a

hedgehog said...

*집에 날아서 잘 들어갔어요~버스 타고. 싱가폴에 있는 언니가 부럽습니다! 아차. 그리고 언니 찍은 사진 중에 새들이 전선에 앉아있는 것하고 옥색 문에 자물쇠 걸린 것--이거 뽑아서 액자에 넣고 싶은데...저한테 한 장씩 파세요!!

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 눈 앞에 사진이 둥둥 떠다녀요.

*블로그 어떻게 된거에요?? 표절이라고 주장한다니 황당해요. 다른 곳에라도 열어주세요~배울 것이 많았는데. 그나저나 제가 토론토에 살던 분 앞에서 주름 잡았군요. ㅋㅋ 어디 나가 놀지 않고...집에 앉아 주구장창 텔레비젼 보고 인터넷 하고. 한국 있으니 좋겠어요!

Unknown said...

주현언니~~
저 이메일 하나 보냈는데,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