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두통을 주는 또 하나의 먹거리가 있으니 바로 적포도주이다. 웬만해서는 술을 마시고 머리가 아픈 사람이 아닌데 적포도주만큼은 한 잔 넘게 마시면 머리가 띵하게 아프곤 했다. 그래서 우아하게 와인이나 한 잔 하는 것을 아쉽게도 하지 못한다.
-얼마 전에 랩미팅 시간에 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니나 선생님께서 나의 증상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셨다. 평소에 식재료 및 요리에 매우 많은 관심을 가지신 니나 선생님. 게다가 홍콩에 10년 넘게 사셨기 때문에 굴소스에 대해서도 참 잘 아시는 선생님. 이런 류의 증상이 나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란다. 전통 굴소스는 그야말로 굴로 만든 소스인데 시중에 시판되는 것들은 대개가 약간의 굴소스 혹은 굴맛 소스 (잘 보면 "oyster-flavoured sauce"라고 적힌 것도 많다)에다가 기타 등등을 첨가한 것이란다. 그 기타 등등 중 하나가 니코 어쩌고 하는 성분인데 이것이 바로 적포도주에도 그 색을 보존하기 위해 똑같이 들어간단다. 바로 이 니코 어쩌고가 몸에 그다지 좋은 성분은 아닌데 나처럼 니코 어쩌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니코 어쩌고 때문에 나타나는 두통은 특히 나이가 들면서 그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거나 더 심해진다고 한다. 으악! 나도 늙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무엇이든 잘 먹으면 좋겠지만 진짜로 머리가 아픈 것을 어떡한담. 안 먹는 수 밖에.
-여름 계획을 다 세웠다. 올 여름에는 산동성에서 한 달 운남성에서 두 달을 보낼 예정이다. 올해 운남성에서의 일정은 작년과 달리 발굴 없이 나 혼자 자료 수집을 마쳐야 하는 따분한 일이기 때문에 그 때가 심적으로 견뎌내기 힘든 기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부디 이 시간을 잘 견뎌내고 자료 수집 모두 마쳐서 하루 빨리 졸업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일주일 간의 봄방학이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학교 안 가고 집에 있으니 좋군. 다다음 주에 밴쿠버에서 있을 심포지엄 준비하느라 정신 없다.
2 comments:
굴소스랑 와인에 그런 성분이 들어있군요.
앞으로 주의해서 먹어야겠네요.
짧은 봄방학이지만
재충전 잘 하세요~
여름의 운남성은 많이 덥고 습한가요?
언니~머리 안 아프시면 그냥 드셔도 되지 않을까요? ^^ 굴소스 넘 맛있는데...!!
봄방학의 절반이 끝나가요. 흑흑.
운남성은 별명이 봄의 성이래요. 그만큼 날씨가 일년 내내 봄 같이 좋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땅을 파는 일을 하면 덥답니다. 호호. 서울처럼 그렇게 습하고 푹푹 찌지는 않고요 겨울에는 그래도 으슬으슬 추웠어요. 한 번 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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