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경품 추첨을 해서 냉장고까지도 타고 내 동생은 친구와 로또 2등에 당첨이 되기도 하더만, 내 인생 최고의 당첨은 유학 오기 전에 삼성동 마르쉐에서 전동칫솔을 받은 것이었다. 그 외에 자잘하게 '치토스 한 봉지 더' 이런 류의 행운은 몇 번 찾아온 적이 있었다.
지난 주말에 우리 과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었다. 각자 음식을 해 가야 했기에 나는 M양에게 배운 김치전을 만들었다. 손바닥만한 김치전을 30개 정도 부쳐서 예쁜 이름표를 만들어 "Kimchi Pancake. 김치전. Kimchi+Onion+Flour. No meat"이라고 적었다. 나 하나 빼고는 모두가 하얀 백인인 이 과에서 사람들이 김치전이라는 것을 봤을 리가 없을 것 같았고 시뻘건 이게 도대체 뭔가 궁금해 할 것 같아서였다. 나에게야 너무 맛있는 김치전이지만 혹시나 맛 없어 하면 어떡하나 했는데 불티나게 잘들 먹더군. 베리 굿을 연발하면서. 으흐흐.
얘기가 다른 데로 새었다. 이 날 파티에서 재미난 선물교환 놀이를 했다. 태평양의 트로브리안드 섬들에서는 쿨라(kula)라는 이름의 선물교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문화 인류학자들이 보고하면서 쿨라라는 특이한 선물교환 제도가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인류학과 답게 선물교환놀이의 이름은 쿨라라고 붙여졌는데 일단 선물을 가지고 온 사람들은 모두 선물을 앞에 내 놓고 번호표를 뽑는다. 1번부터 한 사람씩 선물을 열어보는데 이 때 뒷번호를 가진 사람은 앞 사람들이 가지게 된 선물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빼앗을 수 있는 행운(!)이 있는 게임이었다. 빼앗긴 사람은 또 다른 사람 것을 빼앗아 오던가 새 선물을 열면 되었다. 단 첫 사람이 뺏은 선물은 그 라운드에서는 다시 다른 사람이 뺏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규칙 하에서 가장 유리한 사람은 맨 마지막 번호를 가진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나였다! 62번! 그리하여 나는 모든 이들의 선물 중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젱가(Jenga) 게임을 빼앗어 가지게 되었다.
이미 여기서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입이 찢어져 있던 나는 쿨라 게임 이후에 시작된 다섯 명에게 추첨을 통해 학과에서 선물을 주는 행사에서는 아예 입이 귀에 걸려버렸다. 니나 선생님이 무작위로 이름을 추첨해서 선물을 주는 식이었는데 놀랍게 내 이름이 불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내가 받은 선물은 자그마치 50불짜리 상품권이었다. 만세!
단 하나의 흠이라면 그 50불이 술 가게(리커 스토어) 상품권이라는 것이다. 나는 맥주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 동네 리커 스토어에서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 맥주는 병 가게(바틀 샵)에 가야 살 수 있고 리커 스토어에서는 와인, 위스키, 소주(!), 꼬냑 등등 이런 것만 판다. 흠냐...뭘 마시지?
Sunday, December 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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